베트남 고령화 속도, 한국보다 빠르다? 하이퐁 실버산업이 ‘지금’ 기회인 이유
안녕하세요. 하이퐁 리얼정보 선우아빠입니다.
한국 뉴스를 보다 보면 요즘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인구 절벽’, ‘초고령 사회’입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 현지 뉴스와 하이퐁에서 실제로 체감하는 분위기를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듭니다.
“이거, 한국이 겪었던 길을 그대로 가고 있는 거 아닌가?”
오늘은 베트남 거주자의 시선, 그리고 하이퐁 현장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베트남 고령화의 현실과 함께, 왜 하이퐁 실버산업이 지금 주목할 만한 기회인지 냉정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 베트남 고령화, 한국보다 느릴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베트남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편에 속합니다.
베트남은 이미 고령화 사회 진입 단계에 들어섰고,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기간이 약 20년 내외로 예상됩니다. 한국이 약 18년 만에 이 구간을 통과했으니, 속도만 놓고 보면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은 국민소득이 충분히 올라간 이후에 고령화가 진행됐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아직 중산층이 완전히 자리 잡기도 전에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리는(Get old before getting rich) 구조’**입니다.
사회적 안전망, 공적 연금, 전문 요양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 인구가 급증한다는 것. 이 지점이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 구조 변화의 시작점입니다.
■ 소아과 병원 약사 아내가 본 ‘기형적인 구조’
제 아내는 하이퐁의 한 소아과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픈 아이들과 보호자들로 전쟁터가 따로 없죠.
그런데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흥미로운, 아니 조금은 씁쓸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보, 병원에 오는 보호자 중 절반은 할머니, 할아버지야. 맞벌이하는 자식들 대신 손주를 데려오는 거지. 정작 본인들은 허리 잡고 힘들어하면서 아이 약만 챙겨 가셔. 베트남에 아이들을 위한 병원은 이렇게 많은데, 저분들을 위한 요양 병원은 왜 없을까?”
베트남은 아이를 위한 시장(엔젤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병원, 국제학교, 키즈카페는 한국 못지않게 화려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돌보는 고령의 조부모 세대를 위한 인프라는 놀라울 정도로 비어 있습니다.
소아과는 환자가 넘쳐나는데, 바로 옆에 노인들이 편하게 케어 받을 곳은 전무한 현실. 현직 병원 약사인 아내가 매일 목격하는 이 **’불균형’**이 바로 하이퐁 실버 산업의 가장 확실한 기회 증거입니다.
■ 왜 하이퐁인가, 그리고 왜 ‘지금’인가
많은 사람이 베트남 실버산업을 이야기하면 하노이나 호찌민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자본과 대기업은 이미 그쪽을 보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항상 덜 붐비는 곳에서 먼저 생깁니다.
하이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1. 소득 대비 공급 부족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에서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 중 하나지만, 전문 요양 시설이나 체계적인 노인 케어 서비스는 아직 극히 제한적입니다.
2. 인식의 빠른 변화
과거처럼 가족이 무조건 집에서 책임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낮 시간 돌봄, 방문 요양, 재활 관리 같은 전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3. 기준의 부재 (무주공산)
하이퐁 실버 시장은 말 그대로 무주공산에 가깝습니다. 누군가 먼저 표준을 만들면, 그 모델이 곧 시장의 기준이 되는 단계입니다.
지금의 하이퐁은 한국 기준으로 보면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실버산업이 막 움트기 시작하던 시기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 베트남 고령화가 만드는 실질적인 사업 기회
실버산업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대형 요양원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기회는 훨씬 다양합니다.
- 데이 케어(Day Care) 서비스: 하루 종일 맡기는 시설이 아닌, 낮 시간 돌봄과 간단한 재활, 식사 관리 중심의 모델은 베트남 문화 정서에도 거부감이 덜합니다.
- 방문 요양 및 케어: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가정이 많은 베트남 특성상, 찾아가는 방문 케어는 오히려 확장성이 큽니다.
- 인력 양성과 교육: 요양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표준화된 교육과 자격 체계를 먼저 잡는 쪽이 시장을 선점하게 됩니다.
■ 선우아빠의 시선, 그리고 계획
저는 현재 하이퐁에서 핫도그 프랜차이즈 창업 준비와 온라인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내와 함께 **‘요양 보호 인력 교육과 케어 시스템’**을 결합한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선진화된 요양 시스템(소프트웨어)과 하이퐁 현지 약사 아내의 의료 네트워크(하드웨어)가 결합된다면,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서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베트남 고령화는 분명 사회적 위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준비된 사람에게는 분명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이미 시작된 변화의 방향을 읽는 것입니다.
하이퐁 리얼정보는 앞으로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현지 시선으로 계속 기록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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