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U‑23 3 연속 우승의 비결은? 김상식 감독의 전술과 ‘골목 축구 DNA’
베트남 하이퐁 리얼정보입니다.
어제저녁, 베트남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모여 축구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작은 화면 속 선수들에게 온 마음을 쏟으며 응원하고, 골이 터지면 박수를 치며 환호했죠. 한국인이자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제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베트남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과 열정이 결코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밤이었습니다.
그 경기는 바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출전한 2025 아세안 U‑23 챔피언십 결승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박항서 감독 이후 또 한 명의 한국인 감독이 베트남 축구사에 새로운 전설을 쓰는 순간, 바로 3연속 우승의 쾌거가 눈앞에서 펼쳐졌습니다.
사진 출처 아세안데일리 뉴스
● 김상식 감독은 어떤 전술로 우승을 이끌었나?
이번 대회에서 김상식 감독이 구사한 전술은 단순한 수비 위주의 전술이 아닌,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다층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전반전에는 5‑4‑1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수비 라인을 안정화시키고, 중원에서 넓은 커버로 상대의 측면 돌파를 차단했습니다. 이는 초반 실점 없이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5‑3‑2로 전환, 중원을 촘촘하게 구성해 공격 전환 속도를 높이고 득점 기회를 노리는 구조로 재편했습니다.
이러한 전술 변화는 단순한 숫자 조절이 아니라, 상대 팀 특성과 흐름을 읽고 이에 맞춰 전략적 포지션 재구성을 시행한 결과였습니다.
예컨대, 체격과 속도가 강점인 인도네시아와의 결승전에서는 전반엔 체력을 소모시키고 후반에는 전진 압박과 역습으로 흐름을 바꾸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결국 전반 37분, 응우옌 꽁 프엉의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 베트남 축구 전술 변화 이상의 ‘운영력’이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김상식 감독이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점은, 단순한 포메이션 운용을 넘어선 ‘경기 흐름의 읽기’와 ‘변화의 타이밍’이었습니다.
- 초반 수비 블록으로 안정감 확보
- 후반 체력 소모 타이밍에 맞춰 전술 재배치
- 측면 풀백 활용해 역습 전개 가속화
- 중원에 힘을 실어 세컨볼 장악률 향상
이처럼 베트남 대표팀은 전술 변화뿐 아니라, 정신력과 집중력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며 한 수 위의 팀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골목 축구가 키워낸 잠재력, 베트남의 힘
하이퐁에서도 매일 오후가 되면 초등학생들이 골목이나 도로 옆 공터에 돌로 골대를 만들고 축구를 합니다. 비 오는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같이 펼쳐지는 그들의 자발적인 ‘골목 리그’는 별도의 유소년 클럽 없이도 축구 감각을 기르는 살아있는 운동장입니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아이들이지만, 공의 방향을 예측하고, 빠른 속도로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런 생활 속 축구 경험이 쌓여, 훗날 국가대표 선수가 탄생하는 것이죠.
베트남 축구의 뿌리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가대표 팀의 우승은 단지 코칭스태프의 결과물이 아니라, 이 나라 전체가 함께 만든 성취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결론: 한국 감독의 성공,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정신력을 끌어올리며 팀워크 중심의 축구를 베트남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김상식 감독은 그 기틀 위에 현대적인 전술과 데이터 기반 전략, 세밀한 체력 관리 시스템을 더해 더욱 진화된 형태의 대표팀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지 외국인 감독이 아니라, 베트남 선수들을 이해하고, 문화에 공감하며,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보며, 저는 단지 한 번의 우승보다 더 큰 의미를 느꼈습니다.
베트남 축구는 이제 ‘기대’가 아닌, ‘성과’를 말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앞으로도 이 팀의 성장과 여정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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